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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 722 호 인터넷 속의 새로운 아이돌 “버추얼 아이돌”

  • 작성일 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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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0812
김상범

인터넷 속의 새로운 아이돌 “버추얼 아이돌”


몇 년 전 일본에서 카메라나 특수 장비를 통해 사람의 행동이나 표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캐릭터를 통해 인터넷방송을 하는 “버추얼 유튜버”가 등장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세계적으로 온라인 환경이 급격히 발전되기 시작하는데, 이에 따라 그들에 대한 수요와 인기 또한 증가하게 된다. 결국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엿본 많은 사람들은 “버추얼 아이돌”을 제작하기까지에 이른다. 이번 기사에서는 지금은 단순히 방송인을 넘어서 아이돌 수준의 인기와 팬층을 가지고 있는 버추얼 유튜버, 그리고 더 나아가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존재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버추얼 아이돌이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그래픽 이미지로 디자인된 캐릭터를 앞세운 아이돌을 ‘버추얼 아이돌’이라고 부른다. 버추얼 캐릭터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안면인식 프로그램’을 사용해 얼굴에 CG를 덮어씌워 만들었다. 이 기술로 사람의 웃는 표정, 우는 표정 등 모든 표정을 인식해 캐릭터가 따라 할 수 있게 하고 더 나아가 동작까지도 모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담 정규 1집 커버 (출처: maniadb)


버추얼 가수는 1998년, 사이버 가수라 부르던 ‘아담(ADAM)’에서 시작되었다. 최근에는 유명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게임 캐릭터를 아이돌 유닛으로 만든 ‘K/DA’가 있고, 실제 사람 모습과 아주 흡사하게 만든 11인조 걸그룹 ‘이터니티(ETERNITY)’도 활동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유튜브에서 뜨겁게 화제를 모았던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도 빠뜨릴 수 없다. 올해 초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넷마블이 합작하여 만든 걸그룹 ‘메이브(MAVE:)’가 데뷔하기도 했다.


버추얼 아이돌은 저마다 구현 방식에 차이가 있다. 오로지 기술만으로 움직이는 아이돌 그룹이 있는가 하면 각각의 아이돌 멤버를 연기하는 실제 사람이 캐릭터 뒤에 있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대표적인 사례는 '메이브'이다. ‘메이브’는 멤버 모두 음성 AI를 탑재해 만들어진 가상 아이돌로, 모두 실제 사람과 관련 없는 가상의 캐릭터다. 반면 ‘이세계아이돌’은 캐릭터를 연기할 이들을 오디션으로 선발한 사례다. 이들은 비록 영상에선 캐릭터의 모습으로 드러나지만, 그 뒤에는 캐릭터와 일대일로 상응하는 실제 사람이 있다.


버추얼 아이돌은 왜 지금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을까?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가상현실 산업이 성장한 것은 맞지만, 그 이유에는 무엇보다 쉬운 ‘접근성’이 있다. 현실 세계에서의 아이돌은 오프라인의 콘텐츠가 다수이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의 콘텐츠 소비라는 버추얼 아이돌과는 절대적으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전자기기만 있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버추얼’이라는 환경이 많은 소비자들을 이끈 것이다. 다음은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버추얼 아이돌을 예시로 그들의 콘텐츠를 이해해보자.


일본의 대표적인 버추얼 아이돌 그룹 ‘hololive”


일본에는 수많은 버추얼 유튜버와 그들의 그룹이 있다. 그중에서도 그들을 대표하는 회사가 ‘hololive(홀로라이브)’이다. 이들은 VR/AR 기술을 이용하여 버츄얼 유튜버를 운영하는 그룹으로, 현재(2023년 8월 기준) 전세계 5000만명 이상의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27억 엔에 달하는 일본에서 규모가 가장 큰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의 대기업이다. ‘hololive’는 2017년경 탄생하여 최초의 멤버인 'ときのそら(토키노 소라)'가 활동을 시작, 2019년 본격적으로 아이돌 그룹을 선언하며 '아이돌 버추얼 유튜버'라는 확고한 정체성을 확립해 가고 있다. 현재는 67명의 버추얼 아이돌이 이 소속사에 몸을 담그고 있다. 유튜브 통계사이트 ‘PLAYBOARD’의 2022년 유튜브 도네이션 순위 중에서도 3위가 해당 기업 소속 아이돌인 만큼 일본을 대표하는 버추얼 아이돌로서 확실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 버추얼 유튜버 기획사 “hololive” 소속 아이돌들 (출처: https://www.youtube.com/channel/UCJFZiqLMntJufDCHc6bQixg)


또한 ‘hololive production’은 끊임없는 성장을 통해 남성 버츄얼 유튜버 그룹인 ‘HOLOSTARS(홀로스타즈)’를 비롯해 영어권, 인도네시아권 아이돌과 계약을 맺으며 세계에 진출했다. 수많은 기업과의 제휴와 콜라보를 통해 입지를 단단히 다진 그들은 뉴욕 타임스퀘어의 전광판에도 광고가 실리는 등 글로벌한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 “hololive”의 공식 음반 (출처: 애니메이트 공식 트위터 https://twitter.com/animateinfo)


‘hololive’의 큰 인기로 많은 팬을 끌어오는 것을 본 여러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이제는 버추얼 아이돌 시장에 너도나도 진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일본의 음반회사 ‘Lantis’, 애니메이션 제작사 ‘SUNRISE’, 출판사 ‘KADOKAWA’가 운영하는 합동 가상 아이돌 공연 프로젝트 “ラブライブ!(러브라이브)”에도 버추얼 아이돌을 소재로 제작한 “ラブライブ!蓮ノ空女学院スクールアイドルクラブ(러브 라이브! 하스노소라 여학원 스쿨 아이돌 클럽)”이라는 그룹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다. 

▲ 하스노소라 여학원 스쿨 아이돌 동호회의 버추얼 아이돌들

(출처 : 러브라이브 시리즈 공식 홈페이지)


해당 그룹은 다른 버추얼 아이돌과는 차별성이 있다. 대부분의 버추얼 아이돌은 캐릭터를 담당하는 사람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인데, 이 팀은 캐릭터 담당 성우를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로는 그룹 구성의 의도가 캐릭터성을 살린 공연과 동시에 아바타 방송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음반,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관련된 굿즈(Goods), 캐릭터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공연 같은 여러 미디어 프랜차이즈로 나아가는 중이다.


한국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 플레이브 단체 사진 (출처: 블래스트)


한국에도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버추얼 아이돌이 있다. 바로 5명의 멤버로 구성된 플레이브(PLAVE)이다. 움직임과 목소리까지 다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실제 사람이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활용해 3D 캐릭터 옷을 입고 활동하는 신개념 아이돌이다. 


플레이브는 웹툰 스타일의 가상 인간 보이그룹으로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 5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다. 가상 세계 ‘카엘룸’에서 살아가던 이들이 지구의 개발자로부터 능력을 부여받아 지구와 소통할 수 있게 됐다는 세계관을 담고 있다. ‘아스테룸’은 지구와 카엘룸 사이에 존재하는 신비한 공간을 의미한다. 만화를 찢고 나온 아이돌이라는 컨셉의 멤버들은 전원이 자작곡이 가능한 ‘작곡돌’이자 각각 보컬과 춤, 랩을 소화하는 실력파들이다.


올해 3월 <기다릴게>로 데뷔한 플레이브는 버추얼의 편견을 깨고 본격적인 K팝 아이돌로 인정받고 있다. 멤버 전원의 탄탄한 실력에 웹툰 스타일의 캐릭터가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차별화된 기술이 더해지며 기존 버추얼 팬들뿐만 아니라 K팝, 웹소설, 웹툰 등 다양한 장르의 팬들이 형성되고 있다. 데뷔 두 달 만에 유튜브 구독자 26만명, 다음 팬카페 랭킹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라이브 방송 썸네일 (출처: 플레이브 공식 SNS)


이들은 MBC 음악중심에 출연하고, 포토카드 앨범도 판매한다. 주 1~2회 라이브 방송도 하고, 공식 팬카페도 개설하며 실제 아이돌처럼 활동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여론은 어떨까?


글로벌지역학부 2학년 이원빈 학우는 버추얼 아이돌을 두고 “현대의 가상현실과 관련하여 새롭게 발달한 문화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버추얼 아이돌은 말 그대로 현실의 제한없이 가상에서 아이돌을 하며 의상은 물론 공연 무대까지 자유롭게 창작이 가능하기에 사실상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많은 버추얼 아이돌 중에서 홀로라이브는 최근 일본의 도쿄돔, 한국의 애니플러스와의 콜라보를 통해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으며, 그들이 부른 곡들은 많은 리듬 게임에 수록되어 있기도 하고 일본 인기차트에 오르기도 하는 등, 버추얼 아이돌은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단순히 ‘오타쿠’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겼던 버추얼 아이돌은 이제는 우리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가상 세계를 넘어 현실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버추얼 아이돌, 한 번쯤 시청해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도 모르게 새로운 세계로 빠져들지도 모른다. 



장원준, 이동주 기자, 이원빈